문장수집가의 서랍장/사이드프로젝트 쓸어담기 30일
쓸어담기 16일차, 회상
꽃비내린
2020. 3. 8. 23:59

여기 내 눈동자에는 영상기가 놓여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찰나의 순간을
스크린화면에 띄워두고 몇번이고 돌려본다.
1. 그가 내뱉는 언어와 소리를 음미한다.
2. 공기중에 떠다니는 농담과 이야기를 퍼즐 맞추듯 하나의 새 이야기로 구성한다.
3. 그 자리엔 존재하지 않았던 말을 집어넣는다.
수만번 돌려진 영상은 닳을수록 새살이 돋는다.
나는 그것을 조심스레 꺼내어 눈동자 뒤 한켠에 가지런히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