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끄적이다

우리는 리더가 아니라 페이스 메이커다

꽃비내린 2020. 2. 16. 10:33
타임스냅으로 찍는 인증사진

'아침습관 만들기: 책 한페이지 읽기' 프로젝트 첫날 참여하신 분들께 인증시간을 톡방에 올려달라고 요청드렸다. 다섯 분이 차례로 인증시간을 말씀해주셨는데 유독 한분이 아무 말씀이 없었다.

저녁때까지 답이 없자 그분의 성함을 언급하며 인증시간을 말씀해달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에 톡방을 보니 눈치가 보이셨는지 톡방에 계속 계셨다. 물론 묵묵부답은 덤.

혹시나 이런 분위기가 다른 분들이 인증을 주저하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다행이 한분이 먼저 인증사진을 올려 내심 기뻤다. 나는 스타트가 좋다며 첫 인증을 축하해줬다.

나머지 네분도 모두 성공한 첫날, 모두 열심히 참여하려는 의지가 보여 힘이 났다. 나는 이전에 참여했던 아침습관 멤버분들께 우리 톡방의 인증현황을 공유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분들도 불참인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듯했다.

그중 한분은 6명 중에 4분만 참여하시고 2분은 말씀이 없어서 속상해하셨다. 그러자 다른 한분이 속상해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00님 열심히 참여하는 분들만 끝까지 가자는 생각만 하기로 해요. 우리의 책임이 아니고 그들의 의지니까요. 우리는 열심히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드리고 같이 일주일을 완주하는데에 목표를 두기로 해요."

'페이스 메이커'라는 단어에 머리가 띵했다고 해야할까. 나는 어떤 모임이든 리더역할이 부담스러웠다. 분명 맡으면 잘해내지만 일부 몇명이 협조를 잘하지 않으면 '내가 잘못했나?'싶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페이스 메이커란 중거리 이상의 경주나 자전거 경주 등에서 선두를 달려 기준이 되는 페이스를 만드는 선수를 의미한다. 이 정의처럼 우리는 모든 사람을 억지로 달리게 하려고 등떠미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달리고자 하는 사람들보다 조금 앞서서 지치지 않도록 독려하는 사람인 것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한분이더라도 함께 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같이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모임장의 역할인 듯하다. 앞으로 5일동안 페이스 메이커로서 지금 해왔던 것처럼 다섯 분과 완주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지속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