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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가의 서랍장/생각쌓기

터놓기

by 꽃비내린 2020. 3. 19.

2017.07.24

오늘 오랜만에 대학 친구와 만났다. 친구를 만나러 가면서도 만난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제대로 얘기가 이어질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오자마자 영화를 보러가서인지 말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덜 했다.

친구를 만나기 전 회사에서 연락이 왔었다. 내가 보낸 결과가 잘못된 것이다.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해서 뭐가 잘못 되었을까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내가 왜 이런 결과를 보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어디서부터 실수했는지 알았다면 변명이라도 했을텐데 너무 분명하게 잘못된게 티가 나서 할말이 없었다. 이유를 억지로 쥐어짜며 실수를 전했다. 그러면서 괜히 상사가 욕먹는 것 같아 미안했다. 결과를 보내기 전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단순히 느낀 것이라 넘어간 게 화근이었다.

아침에 안 좋은 일을 겪고 나니 친구랑 놀러가는 날인데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억지로 웃으며 봐아 하나 라고 고민이 되기도 했다. 이 기분으로 만나러 가기 싫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시간내서 보는 거라 만나기로 했다.

영화 상영시간을 기다리며 얘기를 나눴는데 어떻게 지내냐는 물음에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오기전에 겪었던 일을 말할까 망설이다 결국 털어놓았다. 그 친구는 다른 어떤 판단도 없이 위로해 주었다. 자기가 근로하면서 너보다 더 못한 사람도 봤다면서 실수는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한순간에 응어림이 풀리는 거였다. 그 말에 위로를 받게되서. 이미 벌어진 일에 속상해 하는 것 보다 다음에 더 잘해야지라는 방향으로 돌아보게 된 것 같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불안함 후회 꿈 목표 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날 그 친구를 만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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